슬픈 사랑
처음부터 우리는 끝을 알고 있었다. 아주 짧은 여름밤 같았지. 손을 잡기엔 너무 따뜻했고, 놓기엔 너무 아까웠다. 너는 언제나 웃는 얼굴로 나를 바라봤고, 나는 그 웃음이 오래갈 거라 착각했다. 우리는 함께했지만, 같은 마음으로 걷지는 못했다. 내가 두 걸음 앞서가면 너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고, 내가 말을 건네면 너는 고개를 돌렸다. 그럼에도 나는 너를 사랑했다. 말이 안 되게 사랑했고, 상처가 나도 사랑했고, 언젠가 떠날 너인 걸 알면서도 사랑했다. 사랑은 항상 그렇게 시작되었고, 사랑은 늘 그렇게 끝나버렸다. 이젠 너를 마주해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다. 말을 잃은 건, 감정이 사라져서가 아니다. 너를 잊지 못한 내가, 아직도 널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다. 사랑은 그렇게, 아름다..